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광주여행

인생은 몇번의 여행으로 이루어져있다. 짧은 건 며칠도 하고 길었던 건 이년반, 그 안에 또 작은 여행들이 들어있다.
직업을 가진 후로는 여행지를 선택하기보단 선택되어진 여행에 임하게 되는 편이 많아졌다.

나의 여행은 대부분이 혼자하는 여행이다. 길에서 사람들과 스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깊게 인연을 맺고 오랫동안 만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구석진 내방에 돌아와 잠을 청할 땐 결국엔 혼자이다. 서른이 넘은 후에는 혼자 잠들지 않는 그런 삶을 꿈꾸었다. 아직은 아니지만 결국엔 만나게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말했다 나는 그럼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하도 확신에 차서 말씀하시길래 왜냐고 물었더니 그건 간절하게 원하기 때문이란다. 나는 그녀의 나이들지 않는 순수하고 뜨거운 눈빛을 보며 아주 즐거워했다.

지금은 광주를 여행중이다.
이 여행은 몇년이 될까.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길어질 수도 있고 갑자기 순식간에 끝나버릴 수도 있다.

나를 보러 손님들이 몇차례 찾아왔다.
몇시간의 번거로움을 마다않고 나를 찾아주는 내 사람들. 고맙고 행복하다.
나도 언젠가는 일상의 무게가 좀 가벼워지거든 가벼운 몸가짐으로 서울을 경주를 또 함께 어딘가를 찾아 떠날것이다. 일상의 무게가 주말을 침범하지 않도록 노동하는 시간을 잘 관리해야한다. 어떻게든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고 매일 밤 잠이들때 나는 하루를 돌아보며 내일을 도모하는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고 싶다.

북경에서의 삶은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그 흔적은 하루에도 몇번씩 나에게 그 시간들을 상기시켜준다. 행복한 삶은 행복을 발견하는데 있기도 하지만 행복했던 기억을 그 시간의 나를 지키는 것에도 있다. 나는 과거의 나에 얽매여서 살고 싶진 않지만 어떤 기준을 갖게된 것은 확실하다.

산책을 하고 내가 먹을 신선한 음식을 준비하고, 음미하면서 식사를 하고 음악을 즐기고 서로에게 들려주고
그리고 차를 마시며 세상의 수많은 맛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배부른 후에도 그 이상을 추구하는 인간들의 유희이다.

동물적인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도 있다. 그리고 그 느낌을 잊지않으려고도 노력한다. 하지만 나는 단순한 동물 이상의 존재이기에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의 놀이를 놀며 즐거움도 좌절도 느끼며 산다.

몇번의 여행들이 끝나면 이곳에 다녀가는 인생이라는 여행을 마칠 시간도 올 것이다. 그 때는 새 행복을 만나는 것보다 지난 행복을 추억하는 시간이 분명 더 많이 있겠지. 광주에서의 시간이 행복한 기억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눈을 반짝 귀를 쫑긋거리며 주위를 살피며 실아야겠다. 내 몸은 아직 건강하고 미소는 아름답다. 나를 기다리는 찬란한 순간들을 맞이하자.